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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사 했습니다.
    퇴사일기 2020. 9. 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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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그럴 것이다. 취준일 때는 직장에 다니고 싶지만, 출근과 동시에 퇴사를 생각한다고, 내가 그랬다. 친구가 다니는 회사 그것도 절친이 다니는 회사여서 괜찮을 거다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한 출근은 극악무도한 업무환경과 점점 늘어가는 잡일. 인신공격 등등에 의해 사람을 피들 피들 말라가게 했다. 거기다 쟤는 해주는데 왜 나는 아닌가 하는 마음도 많이 들고... 학연 지연 혈연이 최고라는 대한민국에서 학연 빨을.. 나는 받지 못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계속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차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 먹기란 쉽지 않았다. 면담을 요청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만두는 일정을 조정하는 일은 그렇게 유쾌하지 많은 않았다. 그만둔다는 의사를 알린 시점부터 내가 퇴사를 마음먹은 이유들이 사라졌다는 게 아이러니 하지만. 

     

     

     

     

     그래서 1년 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뒀다. 

     사직서에 수많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쓸 수 있는 말은 "개인 사정"으로 인한 퇴사. 부사장의 인신공격도, 부장의 무책임함도, 회사의 극악무도한 업무 환경도 이야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지만. 그만두는 순간에도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았다. 사직 의사를 밝히고 야근까지 하면서 인수인계해줬으면 회사에 도리는 다 지킨 것 같은데... 왜 오늘도 이사원과 김주임은 나에게 연락이 올까. 제발 퇴사한 사람한테 연락하지 마... 

     

     

     

     

     상자 보다는 쇼핑백에 1년 반 동안의 흔적을 담는다. 거의 회사 비품을 사용해서 내 물건이 별로 없다는 게 참 다행이다. 회사에서 주로 입던 카디건, 회사용 슬리퍼는 쿨하게 버리고 왔다. 그래도 야근 선물로 받은 스타벅스 텀블러는 챙겨 와야지 집에서 쓰겠냐만은 그래도 이건 내 노동 값이니까... 

     마지막 날이라고 부장이랑 대거리 할라 그랬는데, 하루종일 눈물을 글썽이고 얼굴을 벌겋다 못해 검붉을게 물들이다니.. 아 진짜 갑자기 왜 아련한 척이냐.. 나 너 숨 쉬는 소리까지 싫었는데 말이야. 거기다 퇴사하고 놀러 오라니 장난하십니까 그 방향은 쳐다도 안 볼 겁니다. 

    "부장님 그거 알아요? 부장님 아래 있는 모든 직원이 당신 싫어해요. 물론 당신 위에 있는 임원들도요."

     


    퇴사 일기_ 1일차 _ 제주도로 떠난다. - https://deagul.tistory.com/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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