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퇴사_1일차 _ 제주도로 떠난다.
    퇴사일기 2020. 9. 3. 13:51
    728x90

     사직 의사를 밝히고 7월 말까지 다니기로 했으나 어떻게 하다 보니 8월 10일까지 목숨이 연장되었다. 월말 마감까지만.. 그래 그렇게 까지만 생각했는데. 와 이거 생각보다 장난 아니다. 일도 너무 많고 나 다음 주면 퇴사인데 인수인계할 사람은 아직도 없고 일거리는 점점 밀려오는데 심지어 다음 주는 회사 전체 휴가라고? 이 회사 이렇게 돌아가도 되는 거야? 어떻게 지금까지 유지가 된 거지? 항상 일하면서 직전에 닥쳐야 와다다 하는 회사 시스템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모두 이렇게 굴러가는지 알았다. 허허...

     우여곡절 끝에 퇴사를 하고 칼같이 단톡방에서 나갔다. 무려 5개의 단톡 방. 그리고 스케줄 관리 앱도 지웠다. 내 스케줄도 관리가 안되는데 다른 사람들 일정까지 체크해야 했다니 참.. 내 이후의 회사가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 뭐 알아서 굴러가겠지. 

     

     

     

     

     퇴사 1일차. 힐링이 필요했다. 매번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고, 그렇게 마음 맞는 친구들과 제주도로 떠났다. 한참 서울에 50일째 폭우가 내리던 날. 맑은 하늘이 그리웠던 그런 날. 제주도의 하늘은 맑았고 심지어 조금 타기도 했다. 사람이 해를 보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많은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질주하는 여행은 시원한 바람과 내리쬐는 햇살 만으로도 행복했다. 매번 플라스틱 식기에 나무젓가락으로 먹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닌 순전히 맛을 위해 먹는 음식은 더 기분이 좋았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부담이 없어졌다. 시간을 보지 않아도 됐다. 여유로운 기분이 좋다. 결이 다른 피곤함을 좀 더 즐기기로 했다. 

     

     

     

     

     바다는 아름다웠다. 생애 첫 게스트하우스 숙박도 재미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수다는 생각보다 별로 였지만 한 여름밤의 추억을 쌓기엔 좋았다. 그냥 퇴사하니 숨 쉬는 것 바람이 부는 것 까지 다 좋더라. 사람이 부들부들해지고 날 선 기분이 점점 가라앉았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즐기고 그 여유로움이 좋았다. 물론 다음날 아침부터 새로운 사건이 터지긴 했지만. 

     하루를 온전히 나에게만 쓴다는 것. 그건 참 매력적이면서 어려운 일이라는걸 깨달았다. 

     

     퇴사 일기_2일차_휴가지에서 함께하는 일상. - https://deagul.tistory.com/m/5

     

    728x90

    댓글

Designed by Tistory.